외국인이랑 국립중앙박물관을 갔다왔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아하는 공간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항상 대답하는 top5 중 하나라 자신있게 데리고 감.
지금은 별다른 특별전시가 없어서 상설전시관을 갔다.
그런데!
외국인이랑 가보니까 예전엔 몰랐던 아쉬운 점들이 넘 많이 보였다.
가장 큰 문제점은 영어로 된 설명이 별로 없다는 것. 예전엔 진짜 몰랐는데 외국인 입장에서 보니까 읽을 게 없음.
진짜 자랑하고 싶은 유물이 엄청 많았는데!! 영어로 된 설명이 없다 보니 외국인들에게는 걍 coin (상평통보, 조선통보), songs of kings (제왕운기) 일 뿐...


Principles of Hangul Creation 이라고 해놓고 설명이 없으니 외국인들은 이해를 할 방법이 없음.

조선을 직역하면 morning, new라는건 이해가 가지만 여기선 그냥 Joseon Dynasty로 해석했어야 하는게 맞지 않나...

이것도 걍 admonitions on governing the people로만 해놓고 내용이 없으니 넘 아쉬웠다. 유교는 외국인들에게 엄청 생소한 철학/문화니까 좀 자세히 설명이 되어야 특히 조선시대가 더 잘 이해될 텐데, 그 부분이 너무 부족했다.

이런 좋은 내용을!!! 알수가엄서!!!

같이 간 외국인 왈, 유물의 이름만 직역해 놓고 설명이 없으니 집중하기 어렵고 (not engaging)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hard to understand)고 했다. 특히 역사적 컨텍스트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보니 삼국시대, 후삼국, 고려, 조선시대로 이어지는 관람 순서가 무의미한 정도...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 엄청나게 많은 도자기, 2) 와당 (왜 한국인들은 처마끝을 꾸미는 데 집착했는가! 궁금했다고 한다) 이정도........
영문으로 설명된 부분도 읽어보면 뉘앙스가 전혀 다르게 전달된다던가 외국인이 느끼기에 어색한 표현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암행어사는 각 지역의 부정부패나 잘못된 직무수행을 감찰하는 어사’라고 설명한 부분에서 부정부패는 corruption으로 제대로 번역되었지만 잘못된 직무수행을 incompetence라고 적혀 있어서 외국인이 읽기에는 좀 모자란 사람도 감찰한 건가? 라고 이해됐다고 했다. dereliction of duty 정도로 번역했다면 의미가 더 잘 전달됐을 듯.
대체적으로 영문으로 번역된 부분도 엄청 오래됐거나 너무 한영 직역으로 되어 있어서 외국인들이 읽어보고 띠용? 하는 부분이 좀 많았음.
하이라이트는 뮤지엄샵이었는데, 키링같은 소품들의 영문명을 일괄적으로 'Object'라고 표기해 두었다 ㅋㅋㅋㅋㅋㅋ 외국인이 발견하고 웃기다고 알려줌. 사진을 못 남겨서 아쉽네. 아무튼 이거는 한영번역 이런걸 다 떠나서 직무유기라고 생각된다.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
요즘 챗지피티에 한글로 된 문장 넣어도 영문번역 잘 되던데 여러모로 업데이트가 빨리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물, 시설, 전시 모두 다 잘 차려놓고 제대로 된 수저가 없어서 못 떠먹여 주는 것 같아 아쉬웠던 국립중앙박물관 방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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